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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기획+](테크핀) 은행 16개, 핀테크기업 31개 오픈뱅킹 시대 개막, 금융권 무한경쟁 '돌입'..시중 은행 '초긴장'
  • 기사등록 2020-01-02 17: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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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식에서 오픈뱅킹 서비스 본격실시를 선포하는 버튼을 누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김영기 금융보안원장,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은 금융위원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김학수 금융결제원장, 권인원 금융감독원 부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Weekly 기획+](테크핀) 은행 16개, 핀테크기업 31개 오픈뱅킹 시대 개막, 금융권 무한경쟁 '돌입'..시중 은행 '초긴장'


은행과 은행, 은행과 핀테크 기업, 핀테크 기업과 핀테크 기업 간 무한경쟁 시대가 열렸다. 금융위원회가 '오픈뱅킹'을 도입함에 따라, 주거래 은행 한 곳을 통해 모든 은행의 거래계좌 내역을 조회하고, 현금이체 등 다양한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시범실시 단계인 오픈뱅킹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다양한 핀테크 기업의 참여와 함께 금융업계의 진정한 무한경쟁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카카오톡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보유한 카카오페이와 간편송금을 무기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확대 제공 중인 토스 등이 오픈뱅킹에 뛰어들 경우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지급결제 분야는 효율과 안정에 이어 개방이라는 혁신의 흐름을 맞이하고 있다"면서 "이미 오픈뱅킹을 도입한 주요국처럼 우리도 금융결제망과 데이터 개방을 통해 금융권과 핀테크업계의 경쟁적 협력과 디지털 금융혁신이 촉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오픈뱅킹 구조 (자료=자본시장연구원 제공)



◆ 오픈뱅킹이 뭐길래...관심 '집중'


오픈뱅킹이란 쉽게 생각하면 '은행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개방한다'는 의미다. 그간 은행은 자사 고객에 대한 다양한 금융정보를 혼자 독점하고 있었다. 때문에 각각의 은행을 이용하기 위해선 개별 계좌와 각각의 계정, 비밀번호, 인증수단 등이 필요했다.


또한 해당 은행의 계좌를 통한 금융거래는 그 은행에서만 가능했다. 뿐만 아니라 많은 핀테크 기업들은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각 은행과의 개별 제휴를 맺어야만 했다.


하지만 오픈뱅킹이 도임됨에 따라 은행들이 각자 보유하고 있던 고객 정보를 고객의 동의하에 다른 은행과 핀테크 기업들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오픈 API(open 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통해 모든 기업들이 쉽고 빠르게 각자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오픈 API는 기업이나 인터넷 이용자 등이 일방적으로 웹 검색 결과 및 사용자인터페이스(UI) 등을 제공받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응용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공개된 API를 말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6년 금융결제원이 구축한 '은행권 공동 API'를 확장해 모든 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금융시장 내 경쟁을 유도하고, 보다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서비스 개발을 독려하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신용정보법 개정을 통해 금융사들이 오픈 API 구축을 의무화하고, 이를 통해 무한경쟁 시대를 열 계획이다.


은행 16개, 핀테크기업 31개 등 총 47개 금융기업이 송금·결제망을 개방해 하나의 앱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 조회, 결제, 송금 등을 가능하게 해주는 '오픈뱅킹'서비스가 18일부터 본격시행에 들어갔다.


그동안 시범운영 기간에는 은행 간 경쟁이었으나, 전면시행 후에는 핀테크기업과도 경쟁이 시작되면서 특화서비스 출시가 잇따를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은 전면시행에 맞춰 오픈뱅킹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연계상품 등을 출시하며 가입자 모시기에 나섰다.



▲ 간편송금회사의 송금구조와 수수료 흐름 (자료=자본시장연구원 제공)



◆ 시중 은행 '초긴장'...고객 유치 고심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은행들은 초긴장 상태다. 그간 독점해왔던 고객 정보를 다른 금융사들과 공유하게 됨에 따라 경쟁 강도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의 은행, 혹은 하나의 핀테크 기업 서비스를 통해 모든 은행 계좌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고객들이 대거 이동할 수 있다. 이에 은행들은 오픈뱅킹 시범서비스 시작과 함께 다양한 이벤트와 혜택 등을 제공하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고객들은 여러 곳의 은행 계좌에 분산된 자산을 자신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하나의 은행 계좌로 쉽게 이체할 수 있다. 오픈뱅킹 덕분이다. 이 때문에 오픈뱅킹은 은행 입장에선 너무나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자사의 고객들이 지점을 찾아오지 않아도 언제든 돈을 빼갈 수 있고, 보다 편리하고, 보다 혜택을 많이 주는 경쟁은행이나 핀테크 기업 등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미 비대면 채널 영업이 활성화되면서 점차 지점 방문이 줄어들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하면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다.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시중 은행들은 새로운 금융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하고 자사의 금융 앱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자사 금융 앱 이용고객에서 우대 금리를 제공하거나 전용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스마트폰, 백화점상품권 등 고가의 경품을 건 이벤트도 앞다퉈 실시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사 모바일 금융앱을 전면 개편, 업데이트 하는가 하면 내부 IT(정보통신) 인력 충원, 외부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 확대 등에 나섰다.


BNK경남은행(은행장 황윤철)은 고객과 지역민의 금융서비스 이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모바일뱅킹ㆍ인터넷뱅킹 이체수수료'를 오는 1월 1일부터 전면 무료화한다고 밝혔다.


BNK경남은행 고객들은 건당 500원씩 발생하던 모바일뱅킹ㆍ인터넷뱅킹 이체수수료를 횟수 제한 없이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모바일뱅킹ㆍ인터넷뱅킹 이체수수료 전면 무료화는 BNK경남은행만의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과 금융 비용 완화를 통해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진행됐다.


종전에는 거래 실적 등에 따라 이체수수료가 면제되거나 무료 횟수가 제공되는 등 제한적으로 혜택이 부여돼 왔다.


하지만 이체수수료 전면 무료화로 BNK경남은행과 거래하는 모든 개인 고객들은 오는 1월 1일부터 조건 없이 무제한으로 모바일뱅킹ㆍ인터넷뱅킹 이체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 받을 수 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 전면 시행에 따라 고객들의 모바일뱅킹 앱을 통한 이체가 활발해졌다"며 "모바일뱅킹·인터넷뱅킹 이체수수료 전면 무료화 시행을 통해 BNK경남은행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들에게 혜택을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타 은행 거래에서도 '간편앱출금', '꾹이체', '바로이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뱅킹 기능을 개선했다. 간편앱출금은 신한은행 앱 '쏠'에 등록된 타 은행 계좌에서 출금 신청을 한 후 일회용 인증번호를 받아 신한은행 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을 출금할 수 있는 기능이다.


오픈뱅킹 전용상품도 나왔다. 하나은행은 오픈뱅킹 특화 상품인 '하나원큐' 정기예금과 적금을 출시하고 오픈뱅킹 가입자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도 오픈뱅킹 가입시 ATM 타행이체, 타행자동이체 수수료가 무제한 면제되는 전용상품인 'IBK첫만남통장'을 출시했다.



▲ 오픈뱅킹을 이용해 고객이 서로 다른 은행 계좌에서 돈을 옮기는 과정을 보여주는 그림. /금융결제원 제공



◆ 카카오뱅크, 오픈뱅킹 2020년 출격


하지만 오픈뱅킹 도입으로 인한 본격적인 경쟁은 내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은행에서 가장 경계하고 있는 카카오뱅크가 오는 18일 오픈뱅킹 정식서비스 출범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2번째로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젊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이미 다양한 저축 및 대출 상품 등으로 고객몰이에 성공했다. 또한 최근 모회사인 카카오로 최대주주 변경에 성공하며 대규모 자본확충을 진행, 덩치를 키우고 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오픈뱅킹과 관련한 시스템 안정화, 서비스 개발 등을 진행한 이후 내년 1분기에나 오픈뱅킹을 시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는 먼저 청년 전·월세, 오픈뱅킹, 신용카드 제휴 등을 내년도 주요 사업으로 선정하고 서비스 오픈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또 비대면 영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 소비자는 오픈뱅킹 환영...연령대별 차별화


소비자들은 오픈뱅킹의 시행을 반기는 모습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나이스디앤알에 따르면, 금융 소비자의 61.5%가 현재 시범 운영 중인 오픈뱅킹 서비스를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의 오픈뱅킹의 이용률은 7.5% 수준으로 매우 낮았다.


오픈뱅킹 서비스 이용을 위해 특정 은행의 앱을 선택한 이유와 계기에 대한 질문엔 '이벤트 참여 또는 광고, 주변 추천 등'이 가장 많았다. 특히 연령대별로 금융 앱을 이용하게 된 계기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20~30대는 주변 추천과 광고, 이벤트 참여를 위해 오픈뱅킹을 이용하게 됐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은행들의 고객유치 이벤트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 40대 소비자들은 오픈뱅킹의 본질적인 서비스에 관심을 갖고 가입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50대는 주로 ‘기존에 거래하던 기관이기 때문’이란 응답이 많았다. 은행들의 고객유치 마케팅, 이벤트 외에도 오픈뱅킹 서비스의 본질적인 경쟁력 강화와 차별화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 자료=금융위원회



현재 오픈뱅킹 이용자는 타행 계좌를 통한 이체와 송금, 타행 계좌의 잔액 조회 업무를 가장 많이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비스 이용자의 만족도는 76.6%로 매우 높았으며, 오픈뱅킹 이용 경험은 젊은 연령층일수록 더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전국 만 20~59세 금융거래 소비자 595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나이스디앤알 관계자는 "오픈뱅킹 서비스 오픈일(10월 30일)에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앱 이용률이 일제히 상승한 반면, 토스 앱 이용률은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비대면 거래가 급속히 확산되고, 주거래 은행에 대한 관성적 거래성향이 감소해 가는 시장 상황에서 오픈뱅킹의 등장은 시장 경쟁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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