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뉴스룸 카메라 앞에서 ‘파이팅’ 포즈를 연출한 ’지로랩스’ 구성원 △프라샨트 싱(Prashant Singh) △바스카 메디 △니틴 두베이(Nitin Dubey)씨. 세 사람이 꼽은 ‘멘토의 베스트 조언’은 “큰 것만 바라보지 말고 작은 문제부터 해결한 후 확장해가라”였다
인도 방갈로르에서 클라우드 보안 솔루션 운영 스타트업 ‘지로랩스(Ziroh Labs)’를 운영 중인 바스카 메디(Bhaskar Medhi)씨는 매일 거절 당하는 게 일이었다. 안전한 데이터 관리가 주된 업무인 만큼 신뢰가 생명이었지만 사용자를 설득시킬 수 있는 ‘한 방’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전문가들의 식견을 듣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그런 ‘알짜 노하우’를 공유해주는 이도 드물었다. 그가 절박한 마음으로 GSAP에 손을 내민 이유다.“왜 그런 말 있잖아요,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돕는다고. 제겐 GSAP가 바로 ‘우주가 도운’ 기회였습니다. 자신의 분야, 그중에서도 최고 위치에서 경험을 쌓은 이들의 조언은 아무나 들을 수 없는 거잖아요. (삼성전자) 멘토들과는 요즘도 (화상)전화와 이메일 등 다양한 경로로 의견을 나눠요. 앞으로도 GSAP가 지속돼 좀 더 많은 인도 내 스타트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멘토들의 이야기
물고기 ‘잡는’ 방법 알려주며 개도국에 ‘스타트업 DNA’ 심다
▲정지현(사진 오른쪽 위)씨는 출발 전 인기 TV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출연했던 네팔인 수잔 샤키야(Shakya Sujan Ratna)씨를 만나 조언을 구할 만큼 만반의 준비를 거쳤다
매일 그날의 기억을 일기로 남기는 정지현(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혁신팀)씨의 최근 일기장은 온통 네팔 얘기로 가득하다. 얼마 전 EVP를 통해 네팔 여성들을 대상으로 디자인 IT 교육을 진행했던 경험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15세 학생에서부터 40대 주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강생들과 교류하며 보낸 시간은 그에게 ‘2018년 최고 추억’이 됐다.“이제 겨우 네팔 여성들을 자립의 출발선에 세워놓은 정도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끝난다면 봉사 전 상황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죠. 귀국 후에도 그들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멘토 역할을 지속하는 건 그 때문입니다. 내년에도 몇몇 동료와 다시 네팔을 찾으려 해요. 새로운 형태의 봉사를 기획한 회사가 내년에도 그 기조를 유지했으면 하는 게 개인적 바람입니다. 분명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될 거예요.”
▲GSAP 이전에도 다양한 사내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강익선씨는 “삼성전자에 근무하며 쌓은 기술 역량과 노하우를 활용한 봉사는 처음이기에 더욱 뜻깊었다”고 말했다
올해 GSAP에서 멘토 자격으로 남아공을 찾았던 강익선(삼성전자 삼성리서치 싱크탱크팀)씨 역시 이번 활동을 통해 ‘진심의 힘’을 느꼈다. 그는 “국경을 초월한 소통이 필요한 프로젝트였는데, 남아공 사람들 특유의 흥(興)과 진지한 눈빛 덕에 일정 내내 열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며 “국내에선 당연하게 여겨졌던 경영 이론과 분석 도구가 현지에서 특별한 자산으로 인식되는 점 역시 인상적이더라”고 말했다.“현지에서 진행했던 강의 도중 제 좌우명인 ‘당신의 성장이 중요하다(Your growth matters)’는 조언을 말한 적이 있어요. 한 멘티가 그 내용을 받아 적더니 제 서명까지 받아 가더라고요, 소중히 간직하겠다면서. 누군가에게 힘이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저 자신이 성장한 느낌이었어요.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라’는 격언처럼 현지인의 자립을 돕는 GSAP 같은 봉사 모델이 체계적으로 자리 잡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끝이 아닌 시작
단단히 심은 씨앗, 머지않아 튼실한 나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날 행사장에선 오랜만에 다시 만난 삼성전자 임직원 멘토와 4개국 스타트업 운영진 멘티 간 ‘비즈 미팅’이 곳곳에서 열렸다. 스타트업별 성격에 맞춰 미리 섭외된 국내 기업들이 자리를 함께해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다
(사진: 삼성전자 사회공헌사무국 제공)이날 4개국 우수 멘티들이 한국을 찾은 건 GSAP의 연장선이었다. 각 팀은 2박3일 일정 동안 사업 성격에 맞춰 연계된 국내 기업들과 차례로 ‘비즈 미팅(biz meeting)’이란 이름의 회의를 진행했다. 그로우박스는 삼성전자 크리에이티브랩(C랩) 스핀오프 출신 스타트업이기도 한 유관 업체 ‘플랜트박스’, 모이는 간병 서비스를 제공 중인 ‘다솜이재단’ 관계자와 각각 마주앉았다. 긱즈는 역시 C랩 과제 중 하나인 1인 홈쇼핑 플랫폼 ‘보고스랩’ 팀원들에 이어 청년 구인구직 서비스 기업 ‘알바천국’ 실무진과도 만났다.지로랩스 역시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국내 클라우드·보안 서비스의 선두주자 격인 삼성SDS 관계자를 만나 그간의 궁금증을 상당 부분 해소한 것. 바스카 메디씨는 “GSAP 덕분에 성사된 만남이라고 생각한다”며 “높은 수준의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고 앞으로도 (삼성SDS와) 유의미한 협업을 진행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GSAP를 통해 ‘창업 DNA’를 전수 받은 4개국 ‘스타트업 루키’들의 행보는 이제 시작이다. 실제로 몇몇 기업은 멘토링 이후 다른 지원 프로젝트에 선정, 벌써부터 사업 영역을 착착 키워가고 있다. GSAP 전반을 기획, 운영한 윤지현(삼성전자 사회공헌사무국)씨는 “프로그램 구상 당시 ‘이게 정말 될까?’라며 고개를 갸웃거리던 현지 기관들이 막상 우리 회사 임직원 멘토의 열정과 현지 스타트업 멘티가 빚어내는 시너지를 접하곤 여러 차례 놀라더라”며 “앞으로도 개도국 스타트업의 자립을 돕는 ‘지속 가능한’ 형태의 봉사를 지속,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보다 다양한 삼성전자 소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