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기획+](블록체인에서 금융으로) 2020년 주목할 블록체인 이슈 7가지 - (下)
블록체인 업계의 이슈를 살펴보면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암호화폐(가상통화)가 있다. 사실상 블록체인의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비트코인이다. 지난 해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작년 초 3백만원대에서 한 해를 시작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6월 말께 1600만원을 넘어서며 암호화폐 시총 1위다운 저력을 보여줬다.
이후 연말까지 지루한 하락세를 이어왔던 비트코인 가격이 올 들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 비트코인 반감기, 올 상반기 도래...과거 급등세 재현?
작년 말 7백만원대로 추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올 들어 다시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올 상반기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이다. 과거 있었던 반감기에서 무서운 가격 상승세를 경험했던 투자자들이 미리 비트코인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저명한 암호화폐 전문 애널리스트 플랜비(PlanB)는 앞서 "비트코인 가격이 다가올 5월 반감기를 앞두고 2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과거 2012년 비트코인 가격은 반감기를 9개월 앞둔 시점 당시 5달러에서, 반감기 기간 중 12달러를 기록했으며, 2016년에도 비슷한 상승률(314달러에서 627달러까지 상승)을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플랜비는 비트코인 가격이 이번에도 과거 반감기와 유사한 패턴을 반복한다면 현재 가격보다 2배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비트코인의 반감기 외에도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자극하는 요인은 또 있다. 바로 국제 정세 불안이다. 연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군에 의해 피살된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테러리스트 지도자로 규정하고 만약 이란이 공격해 올 경우 미군도 즉각 반격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전쟁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반격할 지점으로 이란과 이란 문화에 중요한 52곳을 정해놨다고 언급하며 이란은 매우 신속하고 강력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미국은 중동지역의 미군 병력을 증파했다.
이번에 피살된 솔레이마니 사령관릉 5천명으로 구성된 쿠드스군을 이끌어왔다. 쿠드스군은 해외에서 비밀 작전을 수행하고,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에게 직접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쿠드스군이 중동의 테러 단체에 자금과 무기, 장비를 공급하고 군사 훈련까지 하는 등 폭넓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지하드 활동 역시 쿠드스군이 돕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6일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2.7% 가량 상승한 868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 중국 정부, 블록체인 1등 국가 선언...지원 본격화?
한편,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단초를 제공했던 중국 정부의 블록체인 육성 정책도 올해 주목해야 할 이슈 중 하나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작년 10월 블록체인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시 주석은 당시 “중국은 블록체인 분야에서 훌륭한 기반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블록체인 기술 개발과 산업 혁신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중국은 연일 블록체인 산업 육성 정책을 발표하며 업계와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시 주석은 특히 “중국이 블록체인이라는 신흥 영역의 최전선에 서서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며 “산업간 시너지를 발휘해 블록체인 활용 영역을 넓히고 기술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던 중국이 돌연 블록체인 기술의 대대적인 육성을 선언함에 따라 관련 산업 발전을 물론 주변국인 우리나라의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세계 1위 블록체인 기술 국가가 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올해 대대적인 지원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중국 인민은행, 디지털화폐 발행 기대감...각국 중앙은행도 '꿈틀'
중국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 개발 뿐만 아니라 인민은행이 주도하는 디지털화폐(CBDC)를 발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인민은행은 중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중앙은행이다.
중국 정부는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의 지위에 끊임없이 도전해왔다. 하지만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위안화의 위상은 아직 미국 달러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중국이 인민은행 주도 하의 디지털화페를 만들고, 이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기축통화 지위를 노리고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주도의 디지털화폐 발행에 대한 수요는 중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확산되고 있다.
유럽의 강자 프랑스도 올해 중앙은행 주도의 디지털화폐 발행을 준비 중이란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블록체인 기술 발전과 더불어 한국은행이 디지털화폐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에 나섰다.
다만 우리 정부는 아직 디지털화폐 발행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며, 국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CBDC에 대해 연구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란 입장이다.
이 외에도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로 국가 경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미 국가를 중심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대한 니즈가 확산되고 있다.
일례로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정부 주도의 암호화폐 '페트로'를 발행했다. 페트로는 세계 최초로 정부가 발행한 암호화폐로, 베네수엘라 정부가 보유한 원유와 금, 다이아몬드 등 실물자산을 담보로 발행됐다.
◆ 탈중앙 신원인증(DID), 주도권 누가 가져갈까
작년 블록체인 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탈중앙 신원인증(DID) 기술은 올해도 시장의 핫이슈가 될 전망이다. 이미 국내는 물론 세계적 기업들의 주도권 경쟁이 시작된 만큼 올해 누가 승기를 잡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해외 시장에선 요티와 같은 사업자들이 DID 서비스를 실제로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역시 SK텔레콤을 필두로 한 이니셜 DID 연합, 아이콘루프가 주도하는 마이아이디얼라이언스, 금융결제원, 라온시큐어 등이 참여하는 글로벌 DID 얼라이언스, 코인플러그가 꾸려가는 DID 파트너 네트워크 등 주도권 다툼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다수 대기업이 참여해 몸집을 키운 이니셜 DID 연합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여기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를 비롯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자, 국내 상장사 시총 1위인 삼성전자가 참여하고 있다. 또한 KEB하나은행 등 금융사를 포함 다수의 기업이 함께하고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전문기업 아이콘루프가 주도하는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마이아이디는 금융 샌드박스인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DID 플랫폼으로, 신한은행, 삼성증권, KB증권 등 국내 유수의 금융기관과 포스코, 야놀자, 카페24, 한국생산성본부 등 일반 기업·공공기관, NGO, 글로벌 기업 등 40여 파트너가 참여하고 있다.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는 실제로 구현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시장을 열어 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올해 1분기 중 대고객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는 범금융권을 시작으로 향후 핀테크, 이커머스, 공유경제, 교육 등 타 업권으로까지 협력 관계를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금융결제원, 라온시큐어가 생체인증 기술을 활용해 선보이는 DID서비스 ‘옴니원’도 주목할 만 하다. 이는 라온시큐어의 기술력과 정부 제도개선 및 예산 지원이 결합해 나온 결과물이다.
금융결제원은 지난해 10월 DID를 활용한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를 상용화한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모바일 로보어드바이저 자산운용 서비스의 가입 절차가 간소해지고, 금융권 앱 로그인과 이체, 상품 계약 또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금융결제원이 선보이는 모바일신분증은 금융사와 공공기관 등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고객의 실명을 확인한 뒤 분산 ID를 발급하면, 이를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환경에서 신분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