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기획+](빅데이터에서 스몰데이터로) 성큼 다가온 '스몰데이터' 시대(下)...취향저격해 지갑 연다
개개인의 소비자에게 집중하는 스몰데이터 시대의 도래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 금융과 기술(TECH)의 결합으로 탄생한 핀테크 산업의 주도권은 금융에 있었지만, 지금은 기술이 더욱 중요해졌고, IT기업들이 주도권을 갖게 됐다. 이제는 그 명칭조자 핀테크가 아닌 테크핀이 됐다.
테크핀은 스몰데이터와 만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스몰데이터는 콘텐츠와 광고 산업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개인 맞춤형 콘텐츠와 광고는 더 많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고 있다.
◆ 테크핀, 스몰데이터 기반 서비스 확대
테크핀 산업은 스몰데이터 활용에 가장 적극적인 분야 중 하나다. 이들은 개인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통해, 고객 각자에게 VIP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테크핀 산업의 주요 분야는 결제와 송금, 인터넷전문은행, 인슈어테크, 자산관리, 암호화폐 등이다. 결제와 송금, 인터넷 은행 분야에선 대형 사업자 위주로, 인슈어테크와 자산관리는 스타트업 위주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테크핀의 확산과 함께 금융 서비스는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개인화 금융서비스는 바로 모바일 금융 비서다. 개개인의 금융 데이터를 한데 모아 보여주고, 자산 관리 및 지출 파악을 용이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한 이용자의 자산 현황 및 소비 패턴에 따라 보험, 투자상품 등 다양한 맞춤형 금융 상품 선별해 추천해 주기도 한다.
특히 이달 실시된 오픈뱅킹 서비스와 함께 무한경쟁 모드에 돌입한 시중 은행들은 모바일과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융 비서를 자처하고 있다.
카드사, 증권사 등 기존 금융업체들 역시 금융 서비스 개인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 중이다.
테크핀 서비스 도입 초기에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이 카드사와 증권사, 은행 등 기존 금융업을 압도했으나, 기존 금융사들은 이미 확보하고 있는 이용자에게 개인화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카드사는 고객의 성향과 소비 패턴 등을 분석해 알맞은 신용카드나 대출 상품을 추천하고 고객의 소비 습관에 최적화된 적립 및 할인 혜택 제공하고 있으며, 은행들은 고객의 금융 거래를 대신 처리해 주며 이용자 특성 파악, 이를 활용해 고객의 자산 현황에 맞는 저축 및 대출 상품 추천하고 개인별 금융 거래 패턴 분석해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있다.
◆ 카카오, 네이버, NHN이 펼치는 테크핀 삼국지
카카오와 네이버, NHN 등 인터넷 공룡들은 가장 활발하게 테크핀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본래의 IT 경쟁력을 최대한 살리는 모습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결제/송금)와 카카오뱅크(은행) 등 테크핀 서비스 이용자를 무섭게 빨아들이고 있으며, 거래액 역시 급증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지난 3분기 거래액은 12.9조원으로 전분기대비 1.5조원 증가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카오 메이커스 등 자체 커머스 서비스와의 연계도 거래액 확대에 크게 기여 중이다. 카카오톡 청구서 등 카카오 플랫폼 내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카카오의 금융 플랫폼 구축 작업은 거의 마무리 단계다. 결제(카카오페이)와 은행(카카오뱅크), 투자(바로투자증권)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금융 생태계의 완성이 코 앞이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으며, 증자를 통한 자본확충도 마쳤다. 또한 바로투자증권 인수, 삼성화재와 모바일 보험 제휴 등 테크핀 산업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비즈니스가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국내 1위 인터넷 사업자인 네이버 역시 네이버페이 통해 결제/송금 제공, 커머스 연계를 강화하며 향후 금융상품 등으로 서비스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네이버의 테크핀 플랫폼 핵심은 바로 네이버페이다.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지난 3분기 4조원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거래액 증가의 배경에는 네이버쇼핑, 스마트스토어 등 커머스와의 연계는 물론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도 일조하고 있다. 네이버는 편리성과 커머스의 맥락을 고려한 서비스로 금융 생태계 확장을 지속 중이다.
네이버의 금융 플랫폼은 금융 서비스 가입의 편리성, 과거 커머스 경험을 기반으로 한 금융 서비스, 각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및 소비 패턴에 맞는 금융 상품 설계 등을 통해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NHN 역시 페이코(결제/송금) 서비스 확장, 맞춤형 광고상품 제공 등을 통해 금융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페이코의 거래액은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올해 3분기 누적 거래액은 약 12.6조원, 월간 실 이용자는 약 400만명 수준이다.
전체 거래액의 약 10%가 오프라인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결제 비중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페이코 오더, 식권, 청구서 결제, 신용관리/자산관리 등 다양한 영역으로 생태계 확장이 긍정적인 요소다.
뿐만 아니라 맞춤쿠폰을 통한 광고 수익 창출은 수익원 다각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페이코 금융 생태계의 가장 큰 퍼즐조각은 마이데이터다. 페이코의 결제 서비스와 마이데이터 결합 시 금융 데이터 확보가 용이하고, 테크핀 플랫폼 내 서비스 확장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 나도 몰랐던 나, 스몰데이터는 알고 있다.
한편, 현재 스몰데이터가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분야 중 하나는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콘텐츠 플랫폼이다.
유튜브는 이용자의 영상 시청 이력을 파악해, 이용자가 선호할 만한 영상을 추천해준다. 이를 통해 본인이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취향까지도 파악이 가능하다.
이처럼 이용자의 활동과 관련된 스몰 데이터는 콘텐츠 비즈니스에서 특히 활용 가치가 높다. 콘텐츠 비즈니스에서도 이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콘텐츠 추천 및 최적화된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할 수 있다.
각기 다른 콘텐츠 채널 간 크로스 마케팅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네이버TV에서 특정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많이 시청한 이용자에게 네이버웹툰의 해당 아티스트 홍보 웹툰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넷플릭스의 성공을 이끈 일등 공신 역시 스몰데이터다. 넷플릭스는 본래 우편을 통한 VOD 대여 서비스로 출발했으나, 스몰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콘텐츠 추천을 통해 비약적인 사업 확장을 이뤘다.
현재는 이용자의 취향에 따른 콘텐츠를 넷플릭스 메인 페이지 및 개인 추천 콘텐츠 섹션에 노출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알고리즘 활용을 통해 이용자의 취향 저격 콘텐츠를 제공, 고객을 유지하고 이탈을 방지한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추천은 1가지 방식의 알고리즘이 아닌 여러 가지 방식을 통해 추출되는데, 각각 다른 알고리즘을 통해 선별된 콘텐츠에 개인의 선호도/취향에 따른 랭킹을 매겨 콘텐츠를 노출한다.
이를 통한 개인 추천 콘텐츠의 시청률은 인기 랭킹 등 단순 콘텐츠 추천의 약 4배 가량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야말로 스몰데이터 활용의 힘을 보여주는 결과다.
◆ 웹툰 시장 급성장, 배경엔 고객 취향저격한 스몰데이터 있어
최근 급성장한 국내 웹툰 시장에서도 스몰데이터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웹툰 플랫폼이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 확보와 함께,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통해 기존 이용자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신규 이용자 유치를 위해서도 개개인의 취향을 저격하는 것이 필수다.
이 때문에 각각의 플랫폼은 이용자 개인의 취향을 판단해 콘텐츠를 추천하거나,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약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거에는 네이버웹툰과 다음웹툰이 시장을 양분했으나, 지금은 카카오페이지와 시리즈, 레진코믹스, 투믹스 등 다양한 플랫폼이 가세해 웹툰/웹소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진 상황이다.
최근 급성장한 카카오페이지는 이용자 취향에 맞는 작품의 무료이용권을 선물해 이용자 이탈을 방지하고 거래액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AI 키토크 서비스'를 도입해 맞춤형 키워드 검색 서비스를 제공,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서비스는 작품의 댓글을 분석해 해당 작품의 특징을 몇 개의 태그로 구분하는데, 실시간 유저 댓글 반응에 따라 태그가 변화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결과의 산출이 가능하다.
네이버 시리즈는 AI 기술 도입을 통해 이용자 취향에 맞는 작품을 추천하고 있다. 이용자가 이미 열람한 작품과 유사한 작품을 서비스 메인 페이지 추천작 코너에 노출하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특히 유료 콘텐츠 서비스 시리즈(SERIES)와 기존 네이버웹툰, 그리고 네이버 웹소설을 연계해, 각기 다른 플랫폼에 흩어져 있던 이용자의 스몰데이터를 수집해 한데 모아 추천 서비스의 정확도를 더욱 높였다.